진도 시내에서 팽목항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가면 왼편으로 '기억의 숲'이 펼쳐진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조성됐던 이 숲은 배우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페러가 제안했고, 3000여 명의 국민이 힘을 보탰다. 이곳에 심은 300여 그루의 은행나무에는 노란 리본이 하나씩 메여있다. 그 사이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억의 벽이 있다. 숲 사이를 걷다 보면 고 김관홍 잠수사를 기리는 동상도 나온다. 참사 당시 민간 잠수사로서 실종사 수색에 참여했던 그는 후유증으로 고통받다 2016년 6월 세상을 떠났다. 10주기를 앞둔 지난 3월 13일 찾은 기억의 숲엔 거센 바람이 불었다. 고요했지만 나무에 달린 노란 리본 300여 개가 힘차게 펄럭였다. 마치 희생자들을 대신해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