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였다. 참사 후 3년 가까이 바닷속에 있어야 했던 세월호는 참사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탄핵된 후 바뀐 정부에서 곧장 뭍 위로 올라왔다. 녹슨 세월호는 지금도 목포신항만에 누워있다. 세월호가 인영되고 목포 시민들은 '목포4.16공감단'을 만들었다. 참사 10주기를 앞둔 2024년 3월 12일 김영미 목포4.16공감단장을 만났다. 김 단장은 "세월호"라는 단어만 말해도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김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은 세월호 인양 전후로 긴 기간 동안 유가족·미수습자 가족을 도왔다. 단원들은 인파로 인해 텐트 밖으로 나오지 못한 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고, 이불을 가져다줬다. 또 노란 리본을 만들어 방문객에게 전하기도 했다. 지금도 단원들은 명절이 되면 세월호 앞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차례상을 차린다. 또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도 이곳을 찾아 노란 리본을 만들고 방문객에게 차를 내어준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저희는 지금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소통하며 안부를 물어요. 그런데 최근엔 몸이 아픈 유가족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진상규명 되는 그날까지 세월호 어머니, 아버지들과 함께 할 거예요." - 단원 김애숙씨 목포신항만을 둘러싼 펜스엔 노란 리본이 가득하다. 녹슨 세월호처럼 그 노란 리본들도 빛이 바랬지만, 거센 바람 속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