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 있는 기억공간은 다사다난한 10년을 보냈다. 참사 발생 3개월 뒤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한 게 시작이었다. 2019년 3월엔 유가족들의 요구로 건축물을 설치해 공간의 형태로 변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2021년 11월, 광화문 광장 공사를 이유로 현재 자리에 옮겨왔다. 2022년 7월 임기를 시작한 11대 서울시의회는 기억공간을 '불법 건축물'로 낙인찍고 그해 12월부터 오후 6시 이후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이 때문에 다섯 명의 기억공간 지킴이들이 매주 요일과 시간을 나눠 이 공간을 지키고 있다. 지난 3월 7일엔 혜림씨가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기억공간 곳곳에 쓰여 있던 문구처럼 사람들의 기억까지 철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이 공간을 계속 없애려고 하고 있어요. 또 기억공간을 두고 '불법 건축물'이라고 하고 있어요. 서울시의회의 그런 태도가 기억공간 앞에서 집회나 시위를 벌이는 극우 단체의 근거가 되기도 해요. 정치색과는 무관한 참사를 가지고 자꾸 네 편, 내 편으로 가르고 공격하죠. 이 공간을 없애려는 사람들에겐 이곳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떤 메시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혜림 세월호 기억공간 지킴이